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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철의 ‘오늘 만나는 프랑스 혁명’을 읽고

 

 

역사에는 수많은 사건이 존재한다. 그 많은 사건은 서로 연결돼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또한 수세기 전에 일어났던 사건일지라도 현재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역사는 그 연결고리가 존재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 프랑스 혁명은 그 중에서도 단일 주제로는 서양사에서 가장 큰 주제라고 한다. 그만큼 사건 자체의 영향력이 크기도 하거니와 전 세계의 민주주의 수립에 작용한 바가 크다.
 
프랑스 혁명을 다룬 문헌은 엄청나다. 국내에 발간된 각종 도서나 연구물만 하더라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하지만 사건이 복잡하고 거대했던 만큼 이를 쉽게 접하기는 어렵다. 연구가 충분하고 그 결과물이 많다고 해서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쉽게 접근 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자칫하면 전문가들의 영역 안에서만 논의와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는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다. 즉 일반인들이 그 사건에 관심을 갖고 이해해볼 기회가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비록 관련된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이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단행본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했다.

 


 
그러던 와중 주명철 교수가 ‘오늘 만나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책은 크지도, 두껍지도 않으며 존댓말을 사용했기에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미터법은 프랑스 혁명의 산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프랑스 혁명을 통해 알 수 있다고 한다.
 
혁명을 뜻하는 ‘revolution’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의미는 행성의 공전과 축을 중심으로 한 회전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혁명을 상징하는 그림 중에는 거대한 수레바퀴를 형상한 그림도 있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움직임, 이것이 바로 혁명이다.

본디 모두가 평등하고 각종 폐악이 없는 그 상태가 정상이다. 하지만 이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이 사람들이 계층화되어 부정과 부패, 차별, 악법 등을 조직화 했다.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이것이 수십 년, 수 세기가 쌓여 일순간에 터져 나온다. 이것이 혁명의 탄생이다.

 


 
루이 16세의 프랑스정부는 소수의 특권층이 각종 부와 특권을 소유하며 민중을 핍박했다. 평민층이 납부하던 세금의 비중은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90%나 차지했다. 이 책은 프랑스 혁명 이전의 프랑스를 조명하며 이러한 혁명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그리고 그 여파를 친절히 설명해준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그 당시 프랑스의 모습을 그려주면서 어떻게 그러한 불만이 축적됐는지를 말해준다. 그리고 혁명기 동안 혁명을 이끌었던 집단들의 갈등과 모순, 한계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책은 두껍지 않지만 오히려 핵심을 관통하는 맛이 있다. 무거운 역사 주제라 해서 그 무거운 분위기를 채택하지 않았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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